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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가 사라진다? '필수증'에서 '선택증'으로 전락하다

by 조한일 2024. 11. 5.

30년 전, 나는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새벽부터 일어나 운전학원으로 향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때만 해도 운전면허는 성인이 되면 반드시 취득해야 할 '필수품'이었고, 취업을 위한 기본 스펙이자 독립된 성인의 상징과도 같았습니다.

SBS 뉴스보도

 

하지만 2024년 현재, 우리 사회는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최그 뉴스를 보며 깊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2021년만 해도 100만 명을 넘었던 신규 운전면허 취득자 수가 2023년에는 88만 명으로 급감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단순한 수치의 감소를 넘어, 이러한 현상은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하나의 징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 조카는 올해 스물셋입니다. 얼마 전 면허를 따지 않겠다고 하길래,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면허는 기본 아니냐"는 제 말에 조카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삼촌, 요즘은 카카오T 만 있어도 충분해요, 차살 돈으로 차라리 월세를 내는 게 낫죠."

야 이거 참 많이 변한세상인가 세대 간의 인식 차이를 확실히 보여주는 대화였습니다. 우리 세대에게 자가용은 성공의 상징이자 필수품이었지만, 지금의 젊은 사람들에게는 '선택사항'중 하나일 뿐인가 싶었습니다. 공유 모빌리티의 발달로 굳이 비싼 차를 소유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면허취득자 감소

 

이러한 변화는 운전학원업계에 직격탄이 되었습니다. 전국의 자동차 운전학원은 2019년 383개에서 2023년 356개로 감소했고, 20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200개 가량이 문을 닫았습니다. 한때 새벽부터  줄 서서 학원차량을 타기 위해 대기하던 모습은 이제 먼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7%라는 사라진 운전학원의 수치는 작아 보일 수 있지만, 한 학원당 수십 명의 직원들의 생계가 걸린 문제라는 점을 생각하면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변화입니다.

 

 

이러한 현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당연히18세 이상 학령인구의 감소를 들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인구 감소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사회는 더 근본적인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1. 모빌리티 환경의 변화

* 카셰어링, 차량 구독 서비스의 확산

* 발달된 대중교통 시스템

* 전동킥보드 등 새로운 이동 수단의 등장

2. 청년층의 가치관 변화

* 소유보다는 공유를 선호하는 문화

* 자가용을 '필수품'이 아닌 '선택품'으로 인식

* 환경보호에 대한 높은 관심

3 경제적 현실

* 치솟는 주거비와 생활비

* 취업난과 경제적 불확실성

* 차량 유지비용에 대한 부담

인구 감소

 

제가 면허를 취득하던 90년대 초반, 운전면허증은 성인이 되었다는 하나의 상징과도 같았습니다. 취업을 위한 필수 요건이기도 했고, 자가용은 성공의 상징이자 꿈의 대상이었습니다. 주말이면 온 가족이 자가용으로 나들이 가는 것이 중산층의 전형적인 모습이었죠

하지만 지금의 20대는 다릅니다. 그들에게 차량 소유는 선택사항일 뿐입니다. 오히려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차량 유지비용이 부담되는 도시에서는 자가용이 사치품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빈 운전면허학원의 풍경은 어떠한 모습으로도 다시 채워지겠죠. 하지만 그 과정에 어떠한 이들은 추억속에 기억하고 또 어떠한 이들은 다른 생계수단을 위해 또 다른 방안을 찾겠죠. 이러한 대한민국의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의 변화, 청년층의 가치관. 그리고 경제적 현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는 많은 것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를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운전면허학원의 위기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변화의 신호탄입니다. 이제는 이러한 변화에 능등적으로 대응하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 모두가 이 문제의 당사자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줄어들고 있는 것은 단순히 운전면허 취득자의 수가 아닙니다.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인 젊은 세대가 줄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정부와 기업, 그리고 시민 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