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벗어나 조금 멀리 시골길을 달리다 보면 언뜻 마주치는 폐가들, 그 집들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적막하고 쓸쓸한 모습으로 우리를 바라봅니다. 한때는 집주인의 관리와 따뜻한 온기로 가득 차 있었을 그 공간들이 이제는 버려진 듯 보이는 풍경은 우리의 마음 깊숙한 곳에 온가지 묘한 감정과 상상을 불러일으킵니다.
집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닙니다. 그것은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은 존재입니다. 벽과 기둥, 창문과 문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흔적을 간직한 그릇과도 같습니다. 매 순간의 기쁨과 슬픔, 꿈과 희망, 좌절과 성취가 그 공간 곳곳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사람이 떠나가면 집도 함께 죽어갑니다.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육체처럼 급격히 약해지고 황폐해지는 모습은 인간과 공간 사이의 깊은 연결고리를 드러내는 신비로운 현상입니다. 사람의 관리가 되지 않은 집은 놀랍도록 빠르게 무너져 내리고, 생기를 잃어갑니다.
내 나라 대한민국의 문화와 전통 속에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영적인 힘을 믿는 감성이 깊이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지만, 집의 영혼이 우리를 보호하고 위로하며 삶의 방향을 이끌어줄 수 있다는 묘한 믿음이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미신이 아니라 인간 나약함을 어떠한 믿음으로 인간 존재의 깊은 정서적 연결을 반영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집은 우리의 추억속 기억을 담는 살아있는 커다란 그릇입니다. 그 안에는 대대로 이어져 온 가족의 역사, 세대를 넘나드는 사랑과 애정, 그리고 우리 삶의 소중한 순간들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습니다. 벽에 남은 작은 흠집 하나도 그 집의 이야기를 말해주는 증인과도 같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것은 단순히 구조물의 공간을 넘어, 영혼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진정한 보금자리입니다. 그 영혼의 힘이 우리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으로 인도해 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무언가... 그 신비로운 힘은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의미 있게 만듭니다. 우리는 집을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니라,삶의 이야기가 담긴 살아있는 존재로 바라봅니다.
때로는 폐가마저도 우리에게 깊은 감동과 되돌아봄의 기회를 줍니다. 그 쓸쓸해 보이는 공간 속에서 우리는 인간 존재의 덧 없음과 동시에 영원함을 느낍니다. 사람은 떠나가도 그 공간에 남은 기억과 영혼은 영원히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결국에 집은 우리의 삶의 이야기를 담는 그릇이자, 우리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거울입니다. 그 안에 깃든 보이지 않는 영혼의 따스함을 우리 가족과 함께 기억하며 살아가야 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