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늦게 여러 공사현장으로 돌아다니는 경험으로 전국 곳곳으로 다니게 됩니다. 새로운 도로가 뚫리고, 도로건설을 위해 일하는 것이 제일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일하는 길에서 제일 마음 아픈 건, 현장곳곳에서 만나는 동네 강아지들의 모습입니다.
얼마 전에도 경기도와 충청도 강원도 어느 공사현장 근처에서 일이 있었는데요, 겨울바람 맞으면서 쇠사슬에 묶여 있는 개 세 마리를 봤습니다. 공사장 인근 수로 주변에 급수를 위해 정차하고 일을 보던 중 개집이라고 해봤자 바람만 피하는 나무 덮개에 따로 세 마리가 묶여 있었는데 한 마리는 거의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고, 한 마리는 튀어나온 나무를 계속해서 물고 있었습니다. 끝의 개는 배가 고픈지 밥그릇을 자꾸 핥으며 발로 헤치는 것이...
현장을 돌아다니다 보니 이런 광경이 너무나 익숙해졌지만, 그래도 볼때마다 가슴이 아픕니다. 특히 시골, 외곽, 산업단지. 주변에 가면 더 심합니다. 개들은 그저 지키는 도구인지 아님 그들의 식용인지
"아이고, 저 개는또 얼마나 추울까..." 하면서 종종 현장일을 마치고 남은 식당밥이라도 주고 오곤 합니다. 그러면 경계심의 짖음은 계속되더라도 배고픔은 이길 수 없으니 꼬리를 흔들며 반갑게 맞아주는데, 그 모습을 보면 또 마음이 찢어지죠.
지난주 경기도 하남 공사현장 근처에서 그래도 주인의 아침출근에 맞춰 꼬리를 흔들며 반기던 모습의 개들은 밥그릇이나 물그릇 구별도 없는 그릇에 사료도 아닌 집인지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 가져온 벌건내용물의 먹이로 그릇에 담아주는데 저는 정말 격멸의 눈으로 그대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에게 어떻게 이럴게 개들이 오게된 것일까 하는 의문과 저거 신고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면서 정말 나는 그저 지가는 사람... 쉽게 나서기도 부끄럽습니다.
이렇게 현장을 돌아다니며 드는 생각은 우리나라가 겉으로는 많이 발전한 것 같지만 이런 부분은 아직 한참 멀었다는 겁니다.특히 교외로 갈수록 더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의 법이 더 강화되어서, 이런 식의 학대가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최소한의 따뜻한 잠자리와 깨끗한 물, 적당한 운동할 공간.. 이 정도는 보장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현장을 돌아다니는 50대 아저씨의 작은 바램입니다. 당신에게 온 그 아이들에게 깨끗한 그릇에 추운 겨울 얼은 물을 핥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데워진 따뜻한 물이라도 주기를.. 외지고 떨어진 현장으로 다니는 이 아저씨가 할 수 있는 건, 가는 곳마다 한 번이라도 더 들여다보고, 밥 한술이라도 더 챙겨주는 작은 행동이라도 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