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니 예전부터라도 뉴스를 보며 느끼는 이상하고 의심스러운 고민을 나눠볼까 합니다. 여러분도 아마 저처럼 뉴스를 볼 때마다 '이게 진짜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많으시죠? 특히 요즘처럼 정치적으로 첨예하고, 사회적 갈등이 깊어지는 시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스마트폰만 켜면 수많은 뉴스가 쏟아지는데, 정작 믿을 만한 정보는 찾기 어려워진 것 같습니다.'기자와 '기레기'라는 말이 공공연히 쓰이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하고요, 과연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이고, 우리는 어떻게 좋은 기사를 찾아 읽을 수 있을까요? 제가 평소에 생각하는 바를 솔직히 나누어 보려 합니다.
기자와 기레기, 대체 뭐가 다른 걸까?
1. 취재, 정말 발로 뛰었을까?
진짜 기자는 현장에서 발로 뛰며 사실을 확인합니다. 이것저것 물어보고,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자료도 꼼꼼히 찾아봅니다. 반면 '기레기'라 불리는 이들은 남의 기사 베끼기나 SNS에 떠도는 이야기를 검증 없이 그대로 옮기는 경우가 많죠
제가 예전에 본 기사중에는 다른 매체의 오보를 그대로 베껴 쓴 언론사들이 줄줄이 사과했던 일도 있었습니다. 가끔은 "이 기사 정말 누가 직접 취재한 걸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2. 한쪽 말만 들었나, 양쪽 다 들었나?
좋은 기자는 모든 관련 당사자의 입장을 듣고 균형 있게 보도하려고 노력합니다. 우리가 다 알다시피 세상일은 너무도 복잡해서 한쪽 말만 들으면 진실의 절반마 보게 되죠. 하지만 '기레기'는 자기가 지지하는 쪽의 말만 들어주거나, 자기 생각에 맞는 취재원만 찾아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요즘 같은 시국에 여야 정치인의 똑같은 발언도 어떤 신문에서는 '단호한 결단'이라 하고, 다른 신문에서는 '독닥적 행보'라고 하는 걸 보면 정말 답답합니다.
3. 제목만 보고 낚였나?
아침에 뉴스 제목만 휙휙 보다가 "엥? 이게 무슨 일이야? 싶어서 클릭했는데, 내용을 보니 별 거 아닌 경우 있으십니까? 진짜 기자는 기사 내용을 정확히 반영하는 제목을 붙입니다. 하지만 '기레기'는 조회수 올리기 위해 자극적인 제목으로 독자를 낚시질하죠
"000 충격 발언" "경악할 만한 사실"같은 제목 뒤에는 별로 충격적이지도, 경악스럽지도 않은 내용이 숨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낚시질이 계속되면 결국 언론 전체의 신뢰도만 떨어지게 됩니다.
4. 맥락은 제대로 설명했나?
좋은 기사는 사건의 전후 맥락과 배경을 충분히 설명해줍니다.예를 들어 어떤 정치인의 발언 한 조각만 떼어내면 굉장히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전체 맥락에서 보면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기레기'는 이런 맥락을 의도적으로 생략하거나 왜곡합니다.
요즘 단 몇초짜리 영상이나 발언 하나로 사람들이 갑자기 영웅이 되거나 악당이 되는 걸 보면, 저는 항상 "그전에 무슨 일이 있었나? 그 후에는 어떻게 됐나?"하고 더 찾아보게 됩니다.
5. 실수 했을 때 인정하나?
그 어느 누구나 실수할 수 있습니다. 기자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진짜 기자는 오보를 냈을 때 즉시 인정하고 정정합니다. 반면 '기레기'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거나, 조용히 기사를 수정하고 사과는 하지 않죠
얼마 전에도 어떤 언론사가 오보를 냈는데, 조용히 기사를 내리고 아무 말도 안 했던 사례가 있었어요. 이런 태도로는 신뢰를 회복할 수 없습니다.
이런 시국에 좋은 기사 어떻게 찾을까?
1. 여러 매체 비교해 보기
저는 요즘 가장 큰 사건에 대해 적어도 3개 이상의 다른 성향의 매체들을 비교해 봅니다. 진보 성향, 보수 성향, 그리고 중도 성향의 매체가 같은 사건을 어떻게 다루는지 보면 사안의 전체 모습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요사이 대통령의 계엄발령사태에 대한 기사를 읽을 때도, 여러 신문의 보도를 비교해 보니 각자 다른 측면을 강조하더라고요, 이걸 종합해 보면 더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2. 원본 소스 확인하기
가능하면 기사의 원천이 된 자료를 직접 찾아보시길. 정치인의 발언이 논란이 됐다면, 5초짜리 편집본 말고 전체 연설 영상을 찾아보는 거죠. 정부 발표에 관한 기사라면 언론사의 해석 말고 원래 보도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요즘은 많은 공식 자료가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어요. 조금만 시간을 들이면 원본을 찾아볼 수 있죠
3. 팩트체크 사이트 활용하기
SNU팩트체크나 다음 뉴스 팩트체크 같은 전문 서비스를 이용해 보세요. 특히 SNS에서 떠도는 자극적인 주장들은 꼭 팩트체크 결과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가끔 카톡으로 받은 충격적인 뉴스가 사실은 가짜였다는 걸 팩트체크 사이트에서 확인하고 놀란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마무리하며
요즘같이 혼라스러운 시기에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것은 우리 모두의 과제입니다. 친구들과 만나면 "요즘 뭘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을 자주 하게 되는데, 그럴수록 우리 스스로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와'기레기'를 구분하는 것은 단순히 누군가를 비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언론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좋은 기사에는 박수를, 나쁜 기사에는 비판을, 그리고 오보에는 정정을 요구하는 적극적인 독자가 되어야 합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진실을 추구하는 양심적인 기자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들의 노력을 응원하고, 우리도 함께 더 나은 미디어 환경을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결국 언론은 우리 사회의 거울이니까요.